1장.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세상에 태어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이 사람의 심리는 무엇인가?'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심리학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 매력 때문에 심리학에 관련된 서적을 찾아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심리학이 자신의 일상생활에 유용하고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심리학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이전에 심리학 내용에 관해서 오해하는 부분 또한 적잖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 등을 토대로 타인의 마음을 읽는다는 독심술, 암시나 지시 등으로 주의 집중을 요구하여 상대방의 의식 상태를 변형시킨다는 최면술 이외에도 점성술, 심령 과학, 천리안과 같은 초능력 등을 심리학에서 연구하는 분야와 부분적으로는 관련이 있을 수 있으나, 심리학의 과학적 접근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이들을 심리학의 핵심이라고 오해한다.
1. 심리학의 정의
심리학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 또는 동물의 행동과 그 행동에 관련된 심리적, 생리적, 사회적 과정 사이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한 분야'라고 정의되어 있다.
심리학의 영역이 다양하게 세분되어 발달하였지만, 그 목적에 따라 기초 분야와 응용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초심리학은 행동이나 정신 과정에 관한 이론이나 원리를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응용 심리학은 기초심리학에서 나온 원리를 다양한 생활 장면에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심리학이다. 단순히 글자의 뜻만 해석한다면 "마음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 즉 마음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으며, '다룬다'는 의미를 '연구한다'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고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해 주기 위한 학문이며, 이를 위해 해동과 정신 과정을 연구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 등을 심하게 보일 경우 그 개인의 적응을 위한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그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은 최소한 다음의 다섯 가지 일을 할 것이다. 먼저, 발생한 어떤 행동이나 정신 과정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왜 그와 같은 행동이나 정신 과정이 발생했는지 원인을 찾아낸다. 그다음으로 조건이나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와 같은 행동이나 정신 과정이 발생하는 것을 예측하고 이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 기술하며 바람직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변화 또는 수정할 수 있는지 기술한다.
2. 심리학의 역사
1) 구성주의 심리학
그렇다면 심리학의 역사는 어떻게 이루어져 왔을까?
심리학의 시작은 1879년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빌헬름 분트가 라이프 치히 대학에 '정신 물리실험실'이라는 심리학 연구소를 창건하면서부터였다. 20세기의 심리학자들은 분트가 실험실 기법으로 연구를 시도했던 1879년을 현대 심리학이 탄생한 원년으로 평가하고 분트를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심리학은 철학적 질문과 연구라는 수천 년의 과거가 존재하지만, 그 역사가 짧다고 표현하고 있다.
영국의 심리학자 티치너는 분트의 수제자가 되어 마음의 구조를 묘사하는 심리학을 이루었다. 분트와 그의 수제자인 티치너는 인간의 마음, 즉 의식의 구조를 자연과학적인 연구 방법으로 파헤치려고 시도하였다. 그들은 사람의 생각이나 감각적인 경험도 여러 가지 구성 요소의 결합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믿었으며, 실험실에서 마음의 구조를 어떤 요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려는 의도로 이용했던 과학적 접근 방법은 '내성법'이었다. 내성법이란 생각이나 욕망, 느낌 등을 자기 스스로 내적으로 들여다본 후 언어로 보고하는 방법을 뜻한다. 티치너는 분트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면서 내성법에 의해 보고된 내용을 분석하였다. 또한 그들은 의식 내용이 복잡하더라도 엄격히 잘 훈련된 내성법을 이용하면 그 의식의 구성 요소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렇게 해야 비로소 마음이나 의식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고 마음의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그 요소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왜 그 요소가 그와 같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믿었다. 심리학자들은 그들이 이와 같은 접근 방법으로 연구했던 심리학을 '구성주의 심리학', '요소주의 심리학', '내성주의 심리학'이라고 부르고 있다. 티치너는 이후 미국의 코넬대학교에 가 1893년 심리학 실험실을 세웠으며, 미국의 초창기 심리학자 중 한 사람으로 구성주의 심리학을 널리 전파하는 활동을 하였다.
2)기능주의 심리학
분트가 독일에서 실험실 연구를 하던 무렵, 미국에서는 '제임스'라는 하버드 대학교 철학 및 생리학 교수도 인간의 의식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1875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실험심리학'이라는 명칭의 교과목을 개설하기도 하였으며, '미국 최초의 심리학자'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의식이 어떠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인간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며 구성주의 심리학의 접근 방법을 비판하고 의식이나 정신 과정을 여러 개의 요소로 나눌 수 없는 하나의 상태로 보았기 때문에 구성 요소를 찾아보려는 시도는 무의미한 행위라고 평가하고 인간 이해를 위해서는 의식의 전체적 기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적자생존의 진화론의 영향을 받았던 제임스는 인간을 비롯한 고등 동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은 생존과 관련된 정신 활동이나 의식의 기능이라고 덧붙였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찾는 행위 자체가 바로 의식의 기능에 해당하며 이처럼 의식의 기능에 대한 관심을 보였던 제임스의 접근 방법을 심리학자들은 '기능주의 심리학'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