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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키드」, 오즈의 마법을 새롭게 그리다

by yunjji 2025. 5. 27.

1. 오즈의 마법사 이전의 이야기

「위키드」는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2024년 11월 22일에 개봉하였습니다. 존 M. 추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시리즈의 첫 번째 파트로 약 160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엘파바와 글린다가 시즈 대학교에서 처음 만나 우정을 쌓고, 이후 정치적 갈등과 개인적인 선택으로 인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영화는 개봉 이후 전 세계적으로 13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 오즈의 세계를 화려하게 재현한 시각적 판타지

「위키드」는 뮤지컬 영화답게 시각적인 완성도가 매우 중요한 작품입니다. 존 M. 추 감독은 기존 뮤지컬의 무대 감성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려 공간감과 스케일을 대폭 확장했습니다. 특히 에메랄드 시티, 시즈 대학교, 먼치킨랜드 등 오즈 세계의 주요 장소들은 세심하게 디자인된 세트와 첨단 CGI 기술을 통해 환상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공간으로 구현되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엘파바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Defying Gravity"를 부르는 시퀀스로, 빛과 그림자의 대비, 공중 와이어 액션, 그리고 풍부한 색채감이 어우러져 무대와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줍니다. Wētā FX, ILM 등 유명 시각효과 스튜디오가 참여해 마법과 환상의 세계를 현실처럼 구현한 점은 특히 칭찬받을 하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영화의 색감이 전반적으로 어둡고, 몇몇 장면에서 과도한 시각효과가 서사보다 앞서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Media Illiteracy 리뷰에서는 "너무 많은 것이 한 프레임에 담기면서 시선을 분산시킨다"는 의견이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즈의 마법 같은 풍경을 스크린 위에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뮤지컬 원작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오즈의 세계를 친근하게 느끼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환상성과 리얼리즘의 조화, 그리고 무대에서 느낄 수 없던 디테일의 확대는 분명 영화만이 줄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3. 엘파바와 글린다의 매력적인 연기

엘파바 역의 신시아 에리보는 강렬한 감정 표현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Defying Gravity"와 같은 대표곡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글린다 역의 아리아나 그란데는 밝고 유쾌한 매력으로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습니다. 그녀의 코믹한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듭니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영화의 중심축으로, 우정과 갈등, 성장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4. 선과 악, 편견과 진실 사이에서 

「위키드」는 단순히 ‘마녀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선과 악의 경계를 절묘하게 무너뜨리며, 사회적 편견과 체제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초록 피부를 가진 엘파바는 외모와 출신 때문에 차별받는 존재로, 그녀가 ‘악한 마녀’가 되는 과정은 결국 사회가 만들어낸 왜곡된 시선의 결과물로 비칩니다. 엘파바의 여정은 곧 진실을 마주한 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대가와 고립을 겪습니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정의란 무엇인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삶이 가능한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편, 글린다 역시 단순한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가 아닙니다. 그녀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권력의 논리에 순응하지만, 엘파바와의 관계 속에서 점차 내면적인 변화와 각성을 경험하게 됩니다. 두 인물의 교차점은 단순한 우정에서 시작해 배신과 갈등, 그리고 결국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지며, 감정적인 진폭을 크게 만듭니다. 결국 우리가 얼마나 쉽게 ‘악’을 규정짓고 배척하는지를 반추하게 하며, 진정한 선함이란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는 공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부드럽고도 묵직하게 전달합니다. 현대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 외모 차별, SNS로 인한 오해와 단죄 문화 등 여러 이슈와도 연결되기에 더욱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5.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다.

화려한 시각 효과와 감성적인 연기, 깊이 있는 서사를 통해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뛰어난 연기는 영화의 큰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긴 러닝타임과 다소 복잡한 서사 구조로 인해 몰입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키드》는 뮤지컬 영화 팬은 물론, 새로운 관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2025년 11월에 개봉 예정인 후속작 《Wicked: For Good》은 이 이야기의 완성을 기대하게 만듭니다.